좋아하는 것들2010. 4. 19. 23:51

추신수 MLB Top 100 Ratings Ranking 1위에 등극 -_-b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Posted by heeszzang
괜찮다 싶은 펌글2007. 8. 6. 20:48
전혀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묵히 자기 할일에 최선을 다하며
끝까지 제갈 길을 걸어온,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야구에 대한 나의 열정은 스피드건에 찍히지 않는다."
- 어떻게 그렇게 느린 공으로 타자들을 잡아내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대한 탐 글래빈의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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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파이어볼러의 시대다.

메이저리그의 주전 마무리에게 95마일(약153km) 이상의 패스트볼은 필수 조건이 된지 오래고, 선발 투수도 대개 150km(약93마일)의 패스트볼을 던져야 살아남는다. 심지어 저스틴 벌랜더(디트로이트 타이거즈)처럼 시속 100마일(약161km)의 공을 쉽게 던질 정도로 '이기적 유전자'를 타고난 선수도 있다.

그러나 톰 글래빈(41·뉴욕 메츠)은 불 같은 공을 뿌리는 선수는 아니다. 게다가 그는 다양한 구질을 가지고 있는 선수도 아니다. 최소 스펙도 없이 메이저리그 사상 23번째로 300승의 위업을 달성한 선수라면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지 않을까.

스트라이크 존의 원리는 기본적으로 타자가 칠 수 있는 공을 전제로 한다. 홈베이스를 통과하는, 무릎 높이 이상부터 가슴 높이 이하의 볼은 타자가 능히 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투수입장에서는 존 안에 공을 던지되, 존에서 가장 먼 경계를 활용해야 한다. 칠 수 있는 공 가운데 가장 치기 힘든 공을 던져야 하는 스트라이크 존의 모순. 글래빈은 지구상에서 이 모순을 가장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투수다.

글래빈의 주무기는 바깥쪽 낮은 코스로 절묘하게 제구되는 공이다. 소위 홈플레이트를 살짝 걸치는 볼이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는 홈플레이트의 양 사이드를 기준으로 공 1,2개를 넣었다 뺐다하며 타자를 교란시킨다. 존에서 빠지는 볼에 방망이를 돌리다 보니, 시속 100마일(약161km)의 공을 담장 밖으로 넘겨버리는 괴물들도 90마일(약145km)의 공에는 범타로 물러나고 만다. 타자들이 바깥쪽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가끔씩 들어오는 몸쪽의 기습 공격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일쑤다.

글래빈의 또 하나의 장기는 체인지업이다.

투수와 타자의 싸움은 기본적으로 '적응'이라는 인간의 본능적 습성을 둘러싼 싸움이다. 타자는 투수의 투구 폼과 구종, 구질에 익숙해 져야만 좋은 타격을 할 수 있고, 투수 입장에서는 최대한 낯선 공을 던져야 범타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투수는 '낯설게 하기'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역으로, 적응하고자 하는 타자의 속성을 이용한다. 같은 코스에 다른 구질, 다른 구속의 공을 연속적으로 던지는 것이다.

글래빈은 140km 초반의 공을 던진 뒤, 똑같은 폼으로 같은 코스에 120km대의 체인지업을 던진다. 제 아무리 강타자라도 인간이기 때문에 이전 공에 대한 기억을 말끔히 지워낸 뒤 다음 공을 상대할 수는 없다. 찰나의 순간에 타이밍을 놓친 배트는 공과 부적절한 만남을 갖는다.

물론 체인지업이 뛰어난 투수는 글래빈 말고도 많다. 그러나 그렉 매덕스(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제외하면, 글래빈처럼 뛰어난 제구력과 체인지업을 동시에 갖춘 투수는 많지 않다. 투구가 '구질과 코스'를 조합하는 놀음이기에 '제구와 체인지업' 이 두 가지 장기의 상승작용은 300승 달성의 원동력이 됐다.

글래빈의 뛰어난 투구 기술을 더욱 빛나게 한 것은 그의 위대한 정신력이다.

빠르지 않은 공을 가지고도 어떻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야구에 대한 나의 열정은 스피드 건으로 찍히지 않는다'는 명답을 남긴 글래빈의 일화는 유명하다.

구속과 제구력 모두 재능과 노력이 잘 어우러져야 하겠지만 제구력은 특히 후천적으로 만들어 지는 측면이 강하다. 또 체인지업은 다른 구종과는 달리 중지와 약지로 잡기 때문에 컨트롤하기 더욱 어렵고, 패스트볼과 같은 투구 폼으로 던져야만 효과가 있기 때문에 반복적인 연습이 무엇보다 중요한 구질이다.

지난 20년간 그 흔한 부상자 명단에도 한 번 오르지 않은 투혼과 꾸준함 역시 '열정'이라는 키워드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실버슬러거상을 4번이나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타격 재능과 5번의 다승왕. 2번의 사이영상과 300승. 하지만 최소 스펙만으로 정상의 자리에 오른 글래빈의 야구 인생은 수치로는 이야기할 수 없는 감동을 준다. 그의 기록들이 훗날 웹사이트의 기록 섹션에서 잠자고 있을 먼 미래에도 '톰 글래빈'이라는 이름만은 팬들의 가슴속에 영원한 전설로 남을 것이다. 열정을 던진다는 명언과 함께.

전영희 기자 setupman@imbcsports.com

[출처]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mlb&ctg=news&mod=read&office_id=049&article_id=0000034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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