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 싶은 펌글2007. 6. 23. 11:07

내가 한국 프로야구에서 제일 좋아하는 투수인,
半 한국인 용병, 다니엘 리오스 (35, 두산 베어스)
많은 사람들이 이오수라고 부르는 선수이다.
실력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정말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선수.
얼마 전 부친상을 당해서 미국을 다녀오며 20여시간의 비행 후
돌아오자 마자 예정돼있던 선발등판 하고,
그 SK전에서 완봉, 8회 때는 3타자 연속 3구 삼진의 기록은
두고두고 회자될 우리 나라 야구의 후일담이 될 것이다.
이 페이스를 유지 한다면 용병 최초로 MVP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사실은 돼야 한다고 강하게 생각하는!)
싶은 그런 멋진 선수이다.


리오스는 마운드 위에서 페이드 아웃되는 법이 없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투수다.(사진 이휘영)

당신은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인선수다.

고맙다. 열심히 운동을 한 결과다. 좋은 타자들이 많은 어려운 리그라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한국프로야구를 존경하는 마음도 잊지 않았기에 그런 칭찬을 듣는 것 같다.

지난해 34경기에 출전해 233이닝을 던졌다. 투구 수는 3,485개였다. 8개 구단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이 공을 던졌다.

(직접 계산을 하며)이닝당 14.95개를 던진 셈인데 많이 던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게다가 선발로만 33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나. 물론 이보다 더 많이 던졌다면 문제가 생겼을 것이고 문제가 생겼다면 팀에 알렸을 것이다. 감독과 투수코치도 세심히 보살펴줬다.

그래도 무리가 있을 법하다.

(조용한 목소리로)나도 다른 투수들처럼 많이 던지면 팔이 아프다. 한계투구수를 넘어서면 자연스럽게 통증이 온다. 근육통에 시달린 적도 있다. 하지만 그건 투수라는 직업이 가져다주는 숙명적인 아픔일 뿐이다. 특히 난 선발투수이므로 다른 투수들보다 더 많이 공을 던져야 한다는 책임이 있다.

책임이 고통을 덜어주는 것은 아니다.

나는 내 직업에 충실한 사람이 되고 싶다. 자꾸 아프다고 내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게 되면 긴장이 풀어지고 페이스 조절에도 실패하게 된다. 다시 말하지만 내가 견딜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게 내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팀의 에이스가 할 일이다.

당신에게 에이스는 어떤 의미인가.

어떤 상황에서도 나올 수 있는 선수가 바로 에이스다. 데이터에 나타난 기록은 에이스를 판별할 수 있는 정확한 기준이 아니다. 팀을 위해 희생할 마음이 있다면 그가 바로 에이스다.

어느 구단의 투수코치가 당신을 가리켜 ‘철완’이라고 했다. 그렇게 던지고도 큰 부상이 없어서 한 말인데

글쎄, 나는 경기 전에 많이 던지지 않는다. 불펜피칭에서도 최소한의 공만 던진다. 경기 중에는 3구 정도만 던지며 컨디션을 조절한다. 오히려 한국투수들이 더 많이 던진다. 한국투수들은 불펜피칭에서 30개 이상씩, 경기 중간에도 20개 이상을 던지며 몸을 풀지 않나. 그렇게 하고도 200이닝 이상을 던지는 한국투수가 많은 걸 보면 대단한 투수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수퍼맨이 아니다.(웃음) 나보고 이틀 전 연습피칭에서 150개를 던지고 오늘 경기에서 100개를 던지라고 하면 어렵지 않을까 싶다.

미국에 돌아가서도 훈련을 계속 하나.

비시즌 동안은 공을 던지지 않는다. 정규시즌 때 내 몫을 다하려면 비시즌에 충분히 쉬어야 한다. 페이스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끌어올리면 된다.

올해로 35살이다. 그런데 신체 나이는 26살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당신만의 체력관리 노하우를 듣고 싶다.

특별한 건 없다. 선수들마다 신체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훈련량과 체력관리법도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나는 미국과 멕시코에서 뛰면서 여러 선수들의 체력관리법을 지켜봤고 그것을 배우려고 노력했다. 이 가운데 내게 가장 적당한 체력관리법을 찾아 현재까지 적용하고 있다. 자세한 방법은 비밀이다.

베테랑

당신에게 두산은 어떤 팀인가.

훌륭한 팀이다.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을 관리하는 방법도 마음에 들고 선수들도 항상 가족 같은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대개의 야구선수들은 팀에서 뛰는 것을 직장에서 근무하는 것 이상으로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급료를 받는 곳이니 맞는 생각이기도 하다. 하지만 팀은 단순한 직장이기 전에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리는 가족과 같은 존재란 점을 잊어선 안된다. 야구는 절대로 혼자 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당신은 외국인선수지만 팀을 위한 책임의식만은 한국선수보다 높은 것 같다.

팀에서 내 역할은 시즌 내내 다치지 않고 주어진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다. 진정한 에이스는 팀이 150이닝 또는 250이닝 이상을 던져주길 바라면 묵묵히 마운드 위에 올라가 팀을 위기에서 구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 몸관리를 철저히 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뛰면서 특별히 인상 깊었던 선수가 있는가.

경기가 끝났는데 매번 남아서 훈련을 하는 송진우(한화)를 존경한다. 한국에서 최고령 투수로 알고 있는데 한국의 어린 선수들이 보고 배워야 할 투수라고 생각한다.

당신을 존경하는 후배 투수들도 많다.

젊은 선수들이 배워야 할 모델은 팀의 베테랑이다. 송진우를 예로 들자. 그는 두려움 없이 공을 던지는 투수다. 견제능력과 경기운영능력도 매우 노련하다. 똑똑하기도 하지만 열심히 운동했기 때문이다. 이런 베테랑은 젊은 선수들에게 모범이 된다. 나도 매트 랜들, 정재훈과 함께 올해 입단한 임태훈, 이원재 등에게 틈이 날 때마다 조언을 해주고 있다. 1년에 몇 경기 치르지 않는 아마추어와 프로는 다르기 때문에 빨리 프로를 경험하고 배웠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다.

어린 선수들에게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어떤 점을 강조하나.

언제나 더그아웃에서 타자들의 타격폼이나 버릇을 눈여겨보라고 강조한다. 자신의 경기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투수는 상대 타자를 끊임없이 연구하는 버릇을 어렸을 때부터 몸에 익혀야 한다. 투수와 타자의 싸움은 (또렷한 한국말로) ‘장기’ 같다. 얼마나 머리를 잘 쓰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투수는 잘 던질 줄도 알아야 하지만 위기상황에서 무엇을 던져야 할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정신적인 측면도 강조할 게 많을 텐데

한국선수들은 눈앞의 상황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오늘과 내일의 결과에만 급급하면 그게 바로 혹사다. 미국에서는 선수들이 현역생활을 길게 잡는다. ‘서두르지 마라. 기량있는 선수들이 더 먼 미래를 보고 준비한다면 더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다’라고 조언한다.

베테랑의 역할이 외국인선수에게는 귀찮은 일일 수도 있다.

리오스에게 야구는 가족과 인생이다. 그는 야구이야기를 할 때면 늘 웃음을 잃지 않는다.(사진 김수홍)

야구는 경험의 스포츠이고 어차피 돌고 돌게 마련이다. 베테랑이 어린 선수에게 뭔가를 가르쳐줬다고 치자. 그 어린 선수도 나중에 베테랑이 되게 마련이다. 다시 말해 경험은 돌고 돈다. 이런 선순환이 원활해야 야구도 발전할 수 있다. 국적과 관계없이 경험 많은 선수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믿고 책임감도 느낀다.

방황

2005 시즌 중에 KIA에서 두산으로 팀을 옮겼다.

팀에서 방출되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 게다가 팀을 또 하나의 가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충격이 컸다. 특히 KIA 선수들과 헤어지려니 무척 슬펐다. 하지만 겉으로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고 ‘무엇에 시선을 집중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했다.

무엇에 시선을 집중했나.

만약 KIA에서 방출된 후 미국에서 할 일 없이 지냈다면 ‘아, 내가 버림받았구나’하며 좌절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를 필요로 하고 원하는 팀이 있었다. (잠시 생각하다) 야구선수가 한 팀에서 20년 이상씩 뛸 수 있다는 건 크나큰 행운이다. 대개의 선수들은 이 팀 저 팀 옮겨다니게 된다. 이것이 야구선수의 운명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KIA와 이별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두산 이적 후 오히려 성적이 좋아졌다. 광주구장보다 넓은 잠실구장과 KIA 수비진보다 뛰어난 두산 수비진의 덕을 봤다는 평이 많았는데

내가 바뀐 건 아무것도 없다. 난 언제나 똑같은 마운드에서 똑같은 공을 던졌을 뿐이다. 내야수비진이라 (묘한 미소를 지으며)야구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지 않을까. 거기까지만 답하겠다. 나머지 답은 당신의 생각으로 대신해 달라.(웃음)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가 언제였나.

1999시즌을 끝으로 오마하 로열스(캔자스시티 로열스 산하 트리플A)에서 방출된 후 새 직장을 찾지 못했다. 당시는 대학도 졸업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때가 참 힘들었다.

그때 야구를 그만둘 법도 했는데 지금까지 하고 있다.

대학에서 2과목을 수강하며 학업에 매달렸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좀 더 돈을 벌어야 했고 야구에 대한 열정도 식지 않아 2000년 멕시칸리그 토레온에서 뛰기 시작했다. 그때 나보다 1년 늦게 뉴욕 양키스에서 방출돼 멕시칸리그에서 뛰던 선수가 있었다. 그는 몇 년 뒤 당당히 메이저리거가 됐다.

그게 누구인가.

조 브로스키(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구원투수)다. 같은 길을 가다 언제 다른 길을 갈지 모르는 게 야구선수의 운명이다. 농담 같지만 야구선수의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KIA가 아니라 삼성에 입단할 뻔했는데

한국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라는 팀에서 입단 테스트를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멕시칸리그보다 연봉이 후하다는 말을 듣고 테스트에 응했다. 아쉽게도 결과는 (손을 아래로 내리며) 미끄러졌다.

이유가 있었나.

당시 최고 구속 커트라인이란 게 있었다. 시속 145km 이상이 나와야 뽑힐 수 있었다. 그런데 그걸 넘지 못했다. 몸도 좋지 않았고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하지만 결과에 낙담하지 않고 몸을 단련해 다음 테스트를 기다렸다. 이후 KIA의 테스트에 합격해 드디어 한국땅을 밟게 됐다.

한국

원하던 한국행에 성공했지만 어려움이 많았을 듯싶다.

처음 광주에 도착했을 때 외국인을 위한 시설을 찾을 수 없었다. 미국식 음식점도 없었고 외국인을 반기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특히 광주가 어떤 아픔을 지니고 있고, 반미감정이 심할 수밖에 없는 역사적 이유를 신문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 외국인인 나로서는 예민한 문제였다. 아내에게 누가 물으면 “캐나다인이라고 대답하라”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우려가 싹 사라졌다. 내 기억 속에 광주는 아름답고 좋은 사람들로 넘쳐나는 곳이다.

빌 머레이가 주연한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를 보면 낯선 외국에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 가운데 소통의 단절감이 있다. 물론 다른 어려움도 많을 테고.

그 영화에서 빌 머레이는 일주일만 고생하지 않았나. 나는 일주일이 아니라 1년 내내 그러고 산다(웃음). 영화에서 빌 머레이가 샤워기 높이 때문에 고생하던 게 기억나는데 그가 일본문화를 잘 알았다면 큰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나는 열린 생각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경기에 나선다. 외국이라고 큰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한국인의 문화를 이해하고 거기에 따라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리는 법이다.

특별히 한국생활에 도움을 준 사람들이 있나.

마크 키퍼와 워렌 뉴선의 도움이 컸다. 뉴선은 멕시칸리그에서 2년을 함께 뛴 적이 있다. 키퍼는 한국에 오기 전 대만에서 4년간 뛴 경험이 있어 아시아 문화와 사회에 대해 아는 게 많았다. 한국에서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떻게 사람을 대해야 하는지 많은 조언을 했다. KIA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후에는 매트 랜들이 팀의 특징 등을 설명해주며 큰 도움을 줬다. 한국에는 내가 먼저 왔지만 두산에서는 랜들이 선배다.

지난해 수원터미널에서 혼자 대구행 버스를 탔다고 들었다. 한국지리에 밝은 모양이다.

그동안 아내와 한국 여기저기를 많이 돌아다녔다. 믿기지 않겠지만 한국에서 야구하는 모든 도시들의 지도를 가지고 있다. 물론 나도 처음엔 어려웠다. 여행할 때 길도 자주 잃어버렸다. 하지만 그때마다 한국사람들이 정말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고 잘 도와줬다. 이제는 내가 새로운 외국인선수가 오면 도움을 주게 됐으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어제는 세스 애서튼(KIA)이 내게 전화를 걸어 대전에 있는 마트의 위치를 물어보기에 친절히 약도를 설명해줬다.

대부분의 외국인선수들이 적응에 실패하고 돌아간다. 이유가 무엇일까.

야구는 어디서나 똑같은 룰을 적용하고 플레이에서도 큰 차이가 없는 스포츠다. 그럼에도 성공과 실패로 나눠지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정신력 차이다. 푸에르토리코는 언어와 생활환경이 미국과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여기서도 적응에 실패하는 선수들이 많다. 강한 정신력으로 문화적 차이와 언어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쉽게 포기해 버린다. 두 번째는 리그에 대한 존경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리오스, 아들 매튜, 아내 카렌, 딸 가브리엘.(사진 제공=리오스)

리그에 대한 존경심이라면

메이저리그를 제외한 다른 나라의 리그를 우습게 보는 선수들이 많다. 어떤 선수는 연봉만 보고 그 나라 리그를 평가하려 든다. “이 정도 연봉이라면 약한 리그일 게 뻔하다”고 생각하기 일쑤다. 하지만 한국만 해도 뛰어난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가. 자기가 뛰는 리그를 존경해야지만 그 나라 야구수준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다.

처음 한국타자를 상대했을 때의 느낌을 듣고 싶다.

한국타자들의 맞히는 능력이 무척 뛰어나 당황했다.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거기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요즘 한국타자들은 메이저리그처럼 힘을 앞세운 공격적인 성향으로 변한 것 같다.

당신은 미국과 멕시코 그리고 한국야구를 경험했다. 이들 리그가 어떻게 다른지 듣고 싶다.

모든 리그가 저마다 특색이 있고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평가하기 힘들다. 각 나라 리그 수준을 함부로 평가해서도 안되고. 다만 메이저리그는 확실히 다르다. 그곳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만이 뛸 수 있는 무대가 아닌가.

당신이 뛴 팀들은 우연히도 하나같이 전통있는 팀이었다.

뉴욕 양키스, KIA를 비롯해 멕시칸리그와 푸에르토리코에서 뛴 팀들이 모두 자국리그에서 우승을 가장 많이 한 명문팀들이다. 하지만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다.(웃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과거의 일이고 현재의 리오스가 팀에서 어떤 위치에 있고 얼마나 팀에 기여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당신의 한글 독해력은 대단한 수준이다. 특별히 한글을 공부한 이유가 있나.

한글을 공부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상대팀을 분석하는 리포트를 제대로 읽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한글이 어렵지 않았다. 나는 주로 한글교육 CD를 통해 독학했는데 아내는 학원까지 다니는 정성을 들였다. 팀에서는 정재훈이 한글을 많이 가르쳐주고 있다. ‘뒤질래’도 정재훈이 가르쳐줘서 요즘 많이 쓰고 있다. (리오스는 이뜻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재미난 에피소드가 많았을 텐데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구원투수로 나가 2이닝을 던진 경기가 있었다. 상대팀이 점수를 뽑지 못해 13회를 던지려고 마운드에 올라갔는데 아무도 따라 나오지 않았다. ‘어, 이거 왜 이러지’ 싶어서 주변을 돌아보니 나오기는커녕 짐을 챙기고 있었다. 나중에 한국은 연장 12회까지 승부를 내지 못하면 무승부 처리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얼마나 민망하던지 고개를 숙이고 마운드를 내려왔던 기억이 있다.

가족

지난해 두산이 4강 싸움을 벌일 때 당신의 아버지는 병과 사투를 벌였다. 당신이 아버지 문병을 위해 미국에 갔을 때 이를 두고 말들이 많았다.

어릴 적 봤던 기사 가운데 이런 게 있었다. 월드시리즈를 앞두고 오렐 허샤이저(전 LA 다저스 투수)가 나처럼 아버지가 위독해 집으로 갔다고 한다. 그런데 허샤이저의 아버지가 아들을 반기는 대신 “네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이냐”고 물었단다. 허샤이져가 대답을 못하니까 “팀도 네 가족이다. 지금 네가 여기 있는 건 나에게도 가족에게도 너의 또 다른 가족인 팀원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그러니 어서 야구장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잠시 고개를 숙였다가)내 아버지도 내게 같은 말을 들려주셨다.

문병을 마치고 팀에 복귀하자마자 4강을 가리는 KIA와의 일전에 투입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팀은 지고 마는데

경기에 지고 나니 무척 화가 났다. 하지만 그라운드를 벗어날 때부터는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시즌 126경기 가운데 그 경기 때문에 팀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겐 한 경기 한 경기가 똑같이 소중하다.

당신은 팀을 또 다른 가족이라 말한다. 하지만 정작 가족과는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없는 야구가 직업이다.

직업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하는 일은 가족 구성원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내 아버지는 트럭을 몰았다. 하루 12시간이 넘게 운전하고 밤늦게 귀가하셨지만 아버지는 항상 나를 사랑해주셨다. 나도 정신없이 일정을 소화하지만 비시즌 동안은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은퇴 후 지도자로 나서도 좋을 듯싶다.

독신이었다면 코치나 감독을 은퇴 후 목표로 삼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겐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 지금도 원정을 포함해 야구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다. 은퇴 후에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직업을 찾을 생각이다.

마이애미대에서 금융학을 전공한 것으로 안다.

그렇다. 현재 재무전문가가 되기 위해 틈이 날 때마다 관련된 공부를 하고 있다. 아마 은퇴 후 진로도 그쪽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야구란 당신에게 무엇인가.

처음 야구를 만났을 때부터 야구가 좋았고 훌륭한 야구선수가 되고 싶었다. 어릴 때 아버지와 야구를 보러 다녔다. 지금도 아버지는 야구를 굉장히 좋아하신다. (환한 표정으로)지금 생각해보면 야구라는 매개체가 아버지와 나 사이를 더욱 친밀하게 만든 것 같다. 그래서 내게 야구는 인생이자 가족이다. 야구가 나를 원하지 않아 글러브를 벗는 날이 와도 나는 항상 야구를 필요로 할것이다.

SPORTS2.0 제 46호(발행일 4월 9일) 기사

박동희, 이종길 기자

ⓒmedia2.0 Inc. All rights reserved.


출처 :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OD&office_id=227&article_id=0000001012&section_id=001&menu_id=001

Posted by heeszzang
괜찮다 싶은 펌글2007. 6. 8. 14:18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나저나 귀엽구나 ㅋㅋㅋ
Posted by heeszzang
괜찮다 싶은 펌글2007. 6. 4. 23:03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흑 ㅠ 충격이야~~
그나저나 데비 존스가 빌 나이히 였을 줄이야!
여튼 보고서 피식 했음 ㅋ
Posted by heeszzang
괜찮다 싶은 펌글2007. 5. 31. 17:08

[삼성물산 46기 신입사원의 사직서]

1년을 간신히 채우고,

그토록 사랑한다고 외치던 회사를 떠나고자 합니다.

다른 직장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공부를 할 계획도 없지만

저에게는 퇴사가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회사에 들어오고나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술들은 왜들 그렇게 드시는지, 결재는 왜 법인카드로 하시는지,

전부다 가기 싫다는 회식은 누가 좋아서 그렇게 하는 것인지,

정말 최선을 다해서 바쁘게 일을 하고

일과후에 자기 계발하면 될텐데,

왜 야근을 생각해놓고 천천히 일을 하는지,

실력이 먼저인지 인간관계가 먼저인지

이런 질문조차 이 회사에서는 왜 의미가 없어지는지..

상사라는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도대체,

문화는 유연하고 개방적이고

창의와 혁신이 넘치고 수평적이어야 하며,

제도는 실력과 실적만을 평가하는

냉정한 평가 보상 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사람들은 뒤쳐질까 나태해질까 두려워 미친 듯이 일을 하고,

공부를 하고,

술은 무슨 술인가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하더라도,

도대체 이렇게 해도

5년 뒤에 내 자리가 어떻게 될지

10년 뒤에 이 회사가 어떻게 될지 고민에,

걱정에 잠을 설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이 회사는 무얼 믿고 이렇게 천천히 변화하고 있는지

어떻게 이 회사가 돈을 벌고 유지가 되고 있는지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반면에 회사를 통해서 겨우 이해하게 된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니부어의 집단 윤리 수준은

개인 윤리의 합보다 낮다는 명제도 이해하게 되었고,

막스 베버의 관료제 이론이 얼마나 위대한 이론인지도 깨닫게 되었고,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던, 코웃음 치던

조직의 목표와 조직원의 목표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대리인 이론을

정말 뼈저리게,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가장 실감나게 다가오게 된 이야기는, 냄비속 개구리의 비유입니다.

개구리를 냄비에 집어넣고 물을 서서히 끓이면

개구리는 적응하고, 변화한답시고, 체온을 서서히 올리며 유영하다가

어느 순간 삶아져서 배를 뒤집고 죽어버리게 됩니다.

냄비를 뛰쳐나가는 변혁이 필요한 시기에

그때 그때의 상황을 때우고 넘어가는 변화를 일삼으면서

스스로에게는 자신이 대단한 변혁을 하고 있는 것처럼

위안을 삼는다면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인 것입니다.

사람이 제도를 만들고, 제도가 문화를 이루고,

문화가 사람을 지배합니다.

하지만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모두가 알고 있으니

변혁의 움직임이 있으려니,

어디에선가는 무언가가 벌어지고 있으려니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신문화 웨이브라는 문화 혁신 운동을 펼친다면서,

청바지 운동화 금지인 '노타이 데이'를 '캐쥬얼 데이'로 포장하고,

인사팀 자신이 정한 인사 규정상의 업무 시간이 뻔히 있을진데,

그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사원과의 협의나 의견 수렴 과정 없이

업무 시간 이외의 시간에 대하여 특정 활동을 강요하는 그런,

신문화 데이같은 활동에 저는 좌절합니다.

변혁의 가장 위험한 적은 변화입니다.

100의 변혁이 필요한 시기에 30의 변화만 하고 넘어가면서

마치 100을 다하는 척 하는 것은

70을 포기하자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 미래의 70을 포기하자는 것입니다.

더욱 좌절하게 된 것은

정말 큰일이 나겠구나, 인사팀이 큰일을 저질렀구나

이거 사람들에게서 무슨 이야기가

나와도 나오겠구나 생각하고 있을 때에,

다들 이번 주에 어디가야할까 고민하고,

아무런 반발도 고민도 없이 그저 따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월급쟁이 근성을 버려라, 월급쟁이 근성을 버려라 하시는데..

월급쟁이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밖에 없는 구조와 제도를 만들어놓고

어떻게 월급쟁이가 아니기를 기대한단 말입니까.

개념없이 천둥벌거숭이로

열정 하나만 믿고 회사에 들어온 사회 초년병도

1년만에 월급쟁이가 되어갑니다.

상사인이 되고 싶어 들어왔는데

회사원이 되어갑니다.

저는 음식점에 가면 인테리어나 메뉴보다는

종업원들의 분위기를 먼저 봅니다.

종업원들의 열정이 결국

퍼포먼스의 척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분당 서현역에 있는 베스킨라빈스에 가면

얼음판에 꾹꾹 눌러서 만드는 아이스크림이 있습니다.

주문할때부터 죽을 상입니다.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꾹꾹 누르고 있습니다.

힘들다는건 알겠습니다. 그냥 봐도 힘들어 보입니다.

내가 돈내고 사는것인데도

오히려 손님에게 이런건 왜 시켰냐는 눈치입니다.

정말 오래걸려서 아이스크림을 받아도,

미안한 기분도 없고 먹고싶은 기분도 아닙니다.

일본에 여행갔을때에 베스킨라빈스는 아닌 다른 아이스크림 체인에서

똑같은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먹어보았습니다.

꾹꾹 누르다가 힘들 타이밍이 되면

누군가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모든 종업원이 따라서,

아이스크림을 미는 손도구로 얼음판을 치면서

율동을 하면서 신나게 노래를 부릅니다.

어린 손님들은 앞에 나와서 신이나 따라하기도 합니다.

왠지 즐겁습니다. 아이스크림도 맛있습니다.

같은 사람입니다.

같은 아이템입니다.

같은 조직이고, 같은 상황이고, 같은 시장입니다.

이런 생각으로 사무실에 들어오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하루하루 적응하고 변해가고,

그냥 그렇게 회사의 일하는 방식을 배워가는 제가 두렵습니다.

회사가 아직 변화를 위한 준비가 덜 된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준비를 기다리기에 시장은 너무나 냉정하지 않습니까.

어제 오늘 일이 아닌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내일에 반복되어져서는 안되는 일이지 않습니까.

조직이기에 어쩔 수 없는 문제인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말은, 정말, 최선을 다해서,

조직이 가진 모든 문제들을 고쳐보고자 최선의 최선을 다 한 이후에

정말 어쩔 수 없을때에야 할 수 있는 말이 아닙니까.

많은 분들이 저의 이러한 생각을 들으시면

회사내 다른 조직으로 옮겨서 일을 해보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어느 조직을 가던 매월 셋째주 금요일에

제가 명확하게,

저를 위해서나 회사에 대해서나 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활동에

웃으면서 동참할 생각도 없고

그때그때 핑계대며 빠져나갈 요령도 없습니다.

남아서 네가 한 번 바꾸어 보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이 회사에 남아서

하루라도 더 저 자신을 지켜나갈 자신이 없습니다.

또한 지금 이 회사는 신입사원 한명보다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필요한 시기입니다.

제 동기들은 제가 살면서 만나본 가장 우수한 인적 집단입니다.

제가 이런다고 달라질것 하나 있겠냐만은

제발 저를 붙잡고 도와주시겠다는 마음들을 모으셔서

제발

저의 동기들이 바꾸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사랑해서 들어온 회사입니다.

지금부터 10년, 20년이 지난후에

저의 동기들이 저에게

너 그때 왜 나갔냐. 조금만 더 있었으면 정말 잘 되었을텐데.

말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10년 후의 행복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오늘의 행복이라고 믿기에,

현재는 중요한 시간이 아니라,

유일한 순간이라고 믿기에

이 회사를 떠나고자 합니다.

2007년 5월 2일


=================================================

괜히 씁쓸하구나...-_-;;

출처 :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S2D&office_id=008&article_id=0000790347&section_id=101&section_id2=261&menu_id=101

Posted by heeszzang
괜찮다 싶은 펌글2007. 5. 26. 20:44
하하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티븐 시걸 형님 -_-;;;
Posted by heeszzang
괜찮다 싶은 펌글2007. 5. 24. 01:28
비관론이 판치는 Scieng에서 오랜만에 본 진심어린 조언.
나름 이공계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지만 좋은 글이라고 생각되어 LINK!



KAIST 학사, 석사, 박사 출신이며, 과학고 출신입니다. 글쓴분하고는 띠동갑 정도 될것 같습니다. 여러차례 말씀드렸지만 가장 인기있는 전공과 분야에서 학위를 받았고 회사에서도 잠시 일하고 있습니다. 곧 저희분야의 세계적인 석학과 같이 연구하기로 계약되어 있고, 제 나름대로는 비교적 학계에서 좋은 길을 걷는 편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이 길이 아주 아주 어렵게 걸어온 길이지만, 제 자신은 이 길에 대해서 별로 후회는 없습니다만... 그 이유는 지금 당장이라도 의사/치과의사하라고 하면 저는 도저히 성격상 도저히 해낼 자신이 없습니다. 사실 약사도 별로 재미있는 직업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공계야 어쨌든 저로써는 도저히 말씀많이 하시는 인기있는 고소득 전문직은 도저히 못하겠습니다.

글쓴분은 연구직/교수직 등에 종사하고 싶어서 이공계로 가고 싶어 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간단명료하게 딱 잘라 이야기하면, 노력한 것에 비해서 얻어지는 기회는 고등학생인 글쓴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매우 작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 KAIST/서울대/POSTECH 신입생들은 글쓴분처럼 거대한 꿈을 가지고 학교에 입학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학교뿐만 아니라 미국/유럽의 최고의 학교들도 사실 신입생을 속인다고 볼수도 있는 그런 과장광고를 다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학교는 과장의 정도가 너무 심합니다. 사실상 똑똑한 과학고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일종의 사기에 가깝다고 봐야합니다. (더군다나 과학고 학생 수준이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지만 사회를 잘 모르는 이들이 아니면 정원을 우수한 학생으로 채울 방법이 없다고 봐야합니다.)

들어가시면 학과 선택부터 엄청난 경쟁에 시달리실 것이고, (대전과고도 매우 우수하지만, 다른 과고 출신 학생들도 절대 만만치 않습니다.) 먹고살기 힘든 자연과학을 해야하는지, 아니면 인기있는 공학계열로 가야하는지 고민해야 하며, 인기있는 전공에서 살아남으려면 엄청나게 공부해야하고 밤새도록 실험하기를 최소한 2년을 해야합니다. (저는 2년동안 매주 몇일씩 밤새워가며 실험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하지만, 대학원 들어가서 좋은 교수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힘들며 무엇보다 운도 좋아야 합니다. (즉, 대학원 신입생은 어떤 교수가 좋은지 모른다는 겁니다. 돈만 많이 주면 좋은 교수인줄 알지요. 그리고 가정형편이 안 좋다면 안 좋은 교수라는 것을 뻔히 알고도 돈을 많이 준다는 이유만으로 연구실을 선택하는 경우가 거의 대다수입니다.) 특히 KAIST/서울대/POSTECH 모두 교수진의 수준이 몇몇 교수님을 제외하고 그다지 뛰어나지 않습니다. SCI 논문 (뭔지도 모르시겠지만) 이 많은게 중요한게 아니라 세계 최고의 저널 두세개에 게재를 하느냐 여부만이 중요한데, 한국에서는 그런 논문을 쓰기가 정말 힘듭니다. 본인이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정말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과학고에서 KAIST에 입학하는 학생들부터, 박사학위를 받고 세계 최고의 저널에 게재를 하는 사람의 비율은 대략 1~2% 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어디까지나 추정치입니다.) 이 비율에 들어가실 자신이 있으신지 되묻고 싶습니다. 이러한 비율에 들어가실려면, 최소한 다른 길은 전혀 바라보지 않고 살벌한 경쟁에서 연속적으로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 이외의 경우에는 의사, 치과의사, 약사하는 것이 당연히 낫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그 어떤 기업이라 하더라도 회사에 가게 되면 석박사 과정 동안 연구한 것은 거의 쓸모없습니다. 아래 어떤 분이 이야기 하셨듯이 KAIST/서울대/POSTECH 학생들이 성격이 문제가 있어서 회사에 적응못하는 측면도 없지는 않겠지만, 회사일 자체가 온통 학위 과정에서 배워진 것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잡일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것도 우리나라가 유난히 더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심합니다. 우리나라는 연구를 할 여력을 가진 잘사는 나라가 아닙니다. 고급인재가 사회의 필요 이상으로 넘쳐나고 있으며, 사실 그다지 고급 인재도 아닙니다.) 그리고 인사팀에서는 연구원들을 불쌍한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너희들은 회사가 어려워지면 가장먼저 언제든지 짤릴 놈들이다"라는 식으로 바라봅니다, 절대로 명시적으로 대놓고 이야기하지는 않지만요. 그것은 KAIST/서울대/POSTECH 박사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몇년 안에 승진하지 못하면 회사를 나가야 한다고 사실상 암묵적으로 합의되어 있으며, 실제로 사칙에 명시되어 있는 회사도 있습니다.

수준을 단적으로 비교하기 위해 예를 들자면 김재호님이 곧 가신다는 Princeton 대학의 "단 한명"의 EECS/ECE 분야의 교수 (누군지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가 쓰는 논문 몇편들이 한국의 모든 대학의 관련 전공에서 쓰는 수백명의 교수가 쓰는 수천편의 논문보다 훨씬 더 학계의 파장이 큽니다. 그 정도로 수준의 차이가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좁은 길"에 들어서서 성공하실만한 의지와 인내심이 있으신지, 자신이 정말로 수학, 과학을 좋아하는지 스스로에게 되물어보세요. 정말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면 이 길은 정말 가기 힘든 길입니다. 사회적인 만족도 (돈, 명예) 가 대체로 낮은 편이며, 글쓴분이 세계적인 업적에 해당하는 논문을 쓰셨다고 해도 그 분야에 관련된 석학 몇명만이 인정해 줄 뿐, 그 누구도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사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그것을 인정해 준다면 그 자체가 더 우스운 일이 되겟죠. 하여간, 어떻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그 소수의 석학이 인정해주는 연구를 하기위한 정말 고독한 싸움입니다. 이런 고독함에 미학 따위는 없습니다, 정말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기 때문에 애초에 흥미가 확실하지 않은 사람은 자연적으로 낙오될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글쓴분의 과학에 대한 흥미, 그것을 너무 순수하게만 보시는 것도 곤란합니다. 그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입니다. 또한, 인간은 누구나 직업의 선택에 있어서, 돈, 명예, 적성, 지적만족을 동시에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공계에 오려는 사람 대부분은 지적만족에 편향되어 있는 것 뿐입니다. 그것은 글쓴분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똑똑하다 하는 사람들 중 매우 많은 비율이, 특히나 경쟁률과 관계없이 무조건 살아남을 만한 엄청나게 똑똑한 사람들이 이공계에 존재합니다. 선진국의 경우, 오히려 남들의 이목에 신경 안 쓰므로 명예는 중요하지 않고, 누구나 평균 월급만 받으면 인간답게 살수 있으니 돈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 중 많은 수가 지적만족이 인생의 최우선 목표입니다. 이런 사람들 정말 많습니다. 그에 비해 한국 사람들의 지적만족에 대한 욕구는 많은 경우 TV나 과학동아 같은 경제개발을 위한 정부의 조직적인 이공계 허위 광고에 의해 과장되거나 세뇌되었고, 또한 돈을 벌기 위한 생존의 필요와 섞여 있기 때문에 일시적이고 그다지 강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만, 만약 글쓴분의 가치가 지적흥미 뿐만 아니라 명예나 돈 또한 상당히 추구하는 편이라면, 당연히 KAIST는 적합한 곳이 아닙니다. 그에 적합한 곳으로 진학하세요. 그리고 분야에 따라서 최소한의 생계 자체를 이어가기 힘들정도로, 오로지 지적흥미만을 만족시키면서 정말 힘들게 살아야 하는 이공계 분야도 있습니다.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겠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자들의 경우에 주위의 시선에 남자들보다 훨씬 더 신경쓰는 경향이 강하고 돈이나 명예에, 특히 돈에 더 집착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이공계는 잘 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KAIST 들어갈 때에도 여자의 비율이 10% 는 넘었던 거 같은데, 제 바로 아래 학년은 25%라는 이야기도 들은 것 같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여학생들의 경우 더더욱 박사까지 진학하는 비율 자체도 매우매우 낮은데, 이 중에서 학계로 갈수 있을 정도의 실적을 만드는 비율이야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그만큼 이 분야에서의 경쟁이 여자들이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에 비해 의사, 약사, 치과의사는 여자가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먼 일이지만, 여자의 경우 30세가 가까이 되면 결혼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학업 중, 특히 박사과정 (박사과정에 들어오는 여자 자체가 매우 적습니다만) 중에 결혼을 하게 되어 연구에 집중하기 매우 힘듭니다. 그리고 여자에게는 남자와는 다르게, 출산 및 육아라는 기본적인 짐이 주어지는데, 이것을 학업과 병행하기가 정말 힘듭니다. 참고로 저도 대학원 진학하기 바로 직전까지만 해도 급진적인 페미니스트였습니다. 기분 나쁘더라도 한가지만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여자들의 경우에 거의 대부분이 남자보다 의지가 약해서 학위과정을 견디지 못합니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해서 잘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1년 더 빨리 고등학교를 탈출하고 싶은 욕망은 제발 덮어주세요. 아래에 누군가 이야기하셨던 것처럼, KAIST -> 의학전문대학원도 많이 가는 길 중에 하나로 여자의 경우 군대를 안 가도 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길인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집안이 다른 사람들에 매우 상당히 유복해 보입니다만, 미국 랭킹 상위 10위 이내의 대학에 유학을 간다면 일단 국내박사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집안에 정말 몇천만원 정도의 해외 유학시 처음 두학기 정도 버텨줄 돈이 없어서 능력이 충분히 됨에도 불구하고 유학을 포기하는 사람이 정말 많기 때문입니다. 집안에서 받쳐 주는 것도 정말 대단한 행운이라는 거 아셔야 합니다.



출처 : Scieng.net
http://www.scieng.net/zero/view.php?id=now&page=1&category=&sn=off&ss=on&sc=on&keyword=&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2889
Posted by heeszzang
괜찮다 싶은 펌글2007. 5. 7. 10:45
가끔씩 찾아보려고 여기에 스크랩 해두기 ㅋ

2 Q channel
3 FOX
4 EBS
5 부동산 TV
6 HCN 경북방송
7 KBS2
8 GS홈쇼핑
9 KBS1
10 현대홈쇼핑
11 MBC
12 CJ홈쇼핑
13 SBS (TBC)
14 LOTTEiMALL
15 NS홈쇼핑
17 D1TV
18 inet 성인가요채널
19 CMC 가족오락TV
20 mbn
21 FTV 한국낚시채널
22 OCN
23 ch CGV
24 YTN
25 CNTV
26 tvN
27 Mnet
28 comedy TV
29 MBC ESPN
30 SBS SPORTS
31 KBSN Sports
32 MBC DRAMA
33 SBS Drama+
34 KBS drama
35 XPORTS
36 어린이TV
37 JEI 재능방송
38 Tooniverse
39 CHANP
40 Super Action
41 불교TV
42 CBS 기독교방송
43 평화방송
44 SBS GOLF
45 WOW 한국경제
46 바둑TV
47 방송대학TV
48 EBS+1
49 EBS+2
50 ch ART
51 ongamenet
52 MBC GAME
53 KTV
54 XTM
55 REAL TV
56 환경TV
57 이채널
58 NHK
59 CNN
62 OnStyle
65 MTV
66 arirang
67 Gtv
68 메디TV
69 봉황TV
70 (그... 얼마 전에 새로 추가된 외국 채널인데 이름을 모르겠네요...)
71 CCTV4
74 BBC WORLD

Posted by heeszzang
괜찮다 싶은 펌글2007. 4. 6. 21:41

급히 마무리해야 할 글이 있어서 어제 네 졸업식에 가지 못했다. 서운했을수도 있겠구나. 굳이 겨를을 내자면 못 낼 것도 없었지만, 네 어머니와 고모가 간다기에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았다. 더구나 아비는 세 해 전 네 형졸업식에도 가지 않았으니, 네 졸업식에도 가지 않는 것이 공평한 일인 듯도 했다. 졸업을 축하한다. 그리고 이제 성년의 문턱에 이른 네게 몇 마디당부를 하고 싶다. 이것은 아비가 자식에게 건네는 당부이기도 하지만, 고등학교 문을 나서는 네 세대 청년들에게 앞선 세대가 건네는 당부이기도하다.너는 어제 열 두 해의 학교 교육을 마쳤다. 우리 사회가 구성원들 모두에게 의무적 권리로 규정하고 있는 기간보다 세 해 더 학교를 다닌 것이다.

그것은, 네 둘레의 친구들 대다수와 마찬가지로, 너 역시 적어도 네 세대의 가장 불운한 한국인들에게 견주어 학교 교육의 혜택을 더 받았다는 뜻이다. 그 여분의 혜택을 누릴 수 없었던 네 동갑내기들 가운데는 학교 공부에 대한 열의와 재능이 너보다 컸던 사람들도 있었으리라는 사실을 늘잊지 마라.

너는 이제 열아홉 살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의 다정다감한 부모들이20, 30대의 어린아이들을 키워내고 있는 터라 네겐 생뚱맞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아비 생각에 열아홉이면 두 발로 설 수 있는 나이다. 그것은 이제네가 부모로부터의 독립을 생각하기 시작할 나이에 이르렀다는 뜻이다.그 독립의 첫걸음으로 우선, 앞으로의 학교 공부는 네 힘으로 하려고 애써라. 국가가 고등교육을 책임지지 않는 사회에서, 대학에 다니고 싶으면제가 벌어 다니라는 말이 야박하게 들릴 줄은 안다. 그러나 단지 경제적이유로 대학 진학을 포기한 네 동갑내기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라.

또 네 형도 제 힘으로 대학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해라. 지금 당장온전히 독립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적어도 네가 아비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꼭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마라.

성년의 표지로서 경제적 독립 못지 않게 긴요한 것은 정신의 독립이다. 가족이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든, 책을 읽거나 신문ㆍ방송을 보든, 네가 접하는 지식과 정보와 의견들에 늘 거리를 두도록 애써라. 줏대를 버린 뇌동은 그 당사자에게만이 아니라 공동체에도 크게 해롭다. 그러나 줏대를 지닌다는 것은 독선적이 된다는 것과 크게 다르다. 줏대를 지니되, 진리는늘 여러 겹이라는 사실도 잊지 마라.

독립은 고립과 아주 다르다. 고립은 단절된 상태를 뜻하지만, 독립은 연대속에서도 우뚝하다. 연대는 어느 쪽으로도 향할 수 있지만, 아비는 네 연대가 공동체의 소수자들, 혜택을 덜 받은 사람들에게 건네지기를 바란다.

적어도 너 자신보다는 소수자의 표지를 더 짙게 지닌 사람들 쪽으로 네 연대가 길을 잡기 바란다. 높이 솟아오른 정신일수록 가장 낮은 곳을 응시한다.

네가 막 그 문턱에 다다른 세상은 중고등학교 교실에서 상상하던 세상과는많이 다를 것이다. 사악한 이성과 욕망의 온갖 광기가 휩쓰는 세상에서 너는 너 자신과 아비를 포함한 인간의 비천함에 절망하고 지쳐, 어느덧 그비천함의 능동적 실천자가 되고 싶은 유혹에 노출될지도 모른다. 그러나그 더러워 보이는 세상 한 구석에 인류의 역사를 순화하고 지탱해 온 순금의 정신이 숨어있다는 것도 잊지 마라. 그 순금의 정신은 상상 속의 엘도라도가 아니라 바로 네 둘레에 있을 수도 있다.네가 잘 알고 있듯, 아비는 충분히 독립적이지 못했고 충분히 연대하지 못했다. 그러나 모든 생명체는 뒷세대가 저보다는 나아지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아비에게도 스스로 이루지 못한 것을 네게 당부할 권리가 있을 것이다. 독립적이 되도록 애써라. 소수자들과 연대하려고 애써라. 다시 한번,네 졸업을 축하한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Posted by heeszzang
괜찮다 싶은 펌글2007. 3. 22. 09:09
"행복을 끌어당기는 방법"


행운은 행복을 끌고 다니고,
불운은 불행을 끌고 다닌다.

행운과 불운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동전의 앞 뒷면처럼 함께 있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좋은날' 하고 큰 소리로 외쳐라.
좋은 아침이 좋은 하루를 만든다.

거울을 보며 활짝 웃어라.
거울 속의 사람도 나를 보고 웃는다.

가슴을 펴고 당당히 걸어라.
비실비실 걷지 말라.

사촌이 땅을 사면 기뻐하라.
사촌이 잘 되어야 나도 잘 되게 마련이다.

마음 밭에 사랑을 심어라.
그것이 자라나서 행운의 꽃이 핀다.

세상을 향해 축복하라.
세상도 나를 향해 축복 해 준다.

밝은 얼굴을 하라.
얼굴 밝은 사람에게 밝은 운이 따라온다.

힘들다고 고민하지 말라.
정상이 가까울수록 힘이 들게 마련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아라.

그림자는 빛이 있기 때문에 생겨난다.
어둠을 타박 말고 몸을 돌려 태양을 보라.


사람을 존중하라.

끊임없이 베풀어라.
샘물은 퍼낼수록 맑아지게 마련이다.


안될 이유가 있으면 될 이유도 있다.

가정을 위해 기도 하라.
가정은 희망의 발원지요, 행복의 중심지다.

장난으로도 남을 심판하지 말라.
내가 오히려 심판 받는다.

어떤 일이 있어도 기 죽지 말라.
기가 살아야 운도 산다.

교만하지 말라.
애써 얻은 행운 한 순간에 날아간다.

밝고 힘찬 노래를 불러라.
그것이 성공 행진곡이다.

오늘 일은 내일로 미루지 말라.

푸른 꿈을 잃지 말라.
푸른 꿈은 행운을 만드는 청사진이다.

말로 상처를 입히지 말라.
칼로 입은 상처는 회복되지만 말로 입은 상처는 평생 간다.

자신을 먼저 사랑하라.
내가 나를 사랑해야 남을 사랑할 수 있다.


어두운 생각이 어둠을 만든다.

마음을 활짝 열라.대문을 열면
도둑이 들어오고 마음을 열면 행운이 들어온다.

집안 청소만 말고 마음도 매일 청소하라.
마음이 깨끗하면 어둠이 깃들지 못한다.

원망 대신 모든 일에 감사하라.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생겨난다.

욕을 먹어도 화 내지 말라.
그가 한 욕은 그에게로 돌아간다.

잠을 잘 때 좋은 기억만 떠올려라.
밤 사이에 행운으로 바뀌어진다.



  - 좋은글 中에서 -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heeszzang
괜찮다 싶은 펌글2007. 3. 5. 00:30

사용자 삽입 이미지

푸힛 ㅋㅋㅋ

대체 누가 저런걸 생각했을까 -_-b

Posted by heeszzang